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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관계의 과학 -김범준- (독후감 - 1편, 마지막) 통계물리학자가 바라보는 세상

by 무우우우니 2023. 4. 1.

책을 읽다보면 누군가와 읽은 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싶어진다.

우리나라는 다음에서 카페를 만들어서 한동안 동호회의 열풍이 일었다가 포탈의 권한이 다음에서 네이버로 넘어가면서 익숙해지지 않은 사람들이 동호회 활동에서 벗어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독서동호회에 몇번 참석하면서, 내가 읽었던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가지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내 생각이 더 넓어지는 듯한 경험은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다만, 항상 처음보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몇몇 사람들은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인연이 되지 않아서 못만나고 헤어졌던 것이 아쉬웠었다.

우연히 새로운 독서모임을 가입하게 되었고, 철학, 과학, 심리학, 인문학 등에 대해서 깊이 읽는 모임이기를 원하다는 주최자의 소개가 좋았고, 엄청난 독서내공을 지닌 듯한 책 선정과 추천글에 반해서 기분좋은 마음으로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면서 읽은 책이 "관계의 과학"이다.

저자인 김범준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일반역학, 전산물리학, 열 및 통계물리학 등 물리학 전공과목을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실험과 자료분석을 통해서 물리학자의 시각으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수필 같은 느낌이다.

처음 책소개를 읽을 때 눈에 띄었던 단어가 "복잡계"라는 것이었다. 내가 얕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복잡계라는 것이 한두개의 변인에 의하여 예측가능하지 않은 다양한 변인이 무질서하게 펼쳐지는 세상의 일들을 예측하기 위한 학문으로 알고 있다. 복잡계가 북경 나비의 날개짓에 남미의 태풍의 원인 될 수 있다는 카오스이론과 유사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읽기 전에는 일상의 일을 어떻게 물리학적 관점에서 명쾌하게 설명해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읽으면서는 물리학 교양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뭔가 기억에 남고 내가 이 책에서 뭐를 배워야 할지를 명확히 찾기가 어려웠다. 너무 많은 개념과 이야기로 인해서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지식이 분산되는 느낌이랄까? 책 전체를 읽고 나서 이것은 꼭 기억해야지 하는 부분을 표시하지 않고 다 읽게 되었다. 아는 것은 아는 것데로, 모르는 것은 너무 어려워서 넘어가다 보니, 읽었는데 왠지 처음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과 친해지는 것이 보통은 30% 지점인데, 이 책은 친해지자 헤어지는 느낌이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내용은 프랙탈에 대한 정의가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서 기억에 남는다. 나는 프랙탈이라는 것을 자기 복제성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해안선의 길이를 재는 방식으로 설명해 나가고, 읽고 나서도 프랙탈 차원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호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게 된다. 쉽게 씌어진 물리학 책이라고 했는데, 알듯 말듯 머릿속에 남는 것이 별로 없어서 책을 잘 못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이렇게 모호한 상태로 가져가고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좀 더 들어봐야겠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이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에 나오는 몇가지 물리적 용어에 대해서는 따로 읽고 이해를 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계속적으로 얘기한다. 자신은 물리학을 통해서 궁금한 것을 실험을 통해서 이해했고, 그 이해의 순간의 쾌감은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 "아하 모먼트"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모든 일들을 수치로 적어서 분석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단지,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배경지식이 그만큼 넓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의 사건을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아주 수박겉핱기 식으로만 경험해봣다. 독서모임에 앞서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