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3번의 독서모임을 참석했고 훌륭하신 분들을 많이 뵈서 좋았습니다.
"타인이라는 가능성"을 읽은 지는 좀 되었는데, 독서모임을 위해서 지난번에 읽고 썼던 독후감만 읽고 참석했습니다. 모임장님이 써주신 또한번의 훌륭한 발제문을 보면서 참 가로세로 잘 읽고 연결하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3명이 모였고 생각보다 내가 말을 해야 할 순간이 많아서 두서없이 어수선하게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나눔은 책에 대한 총평, 집의 확장에 대한 문구에 대한 생각과 공감, 타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3가지 주제로 얘기를 했는데, 1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나는 쉽게 읽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문화인류학적 저자의 타문화에서의 경험을 수필처럼 편안하게 읽었는데, 다른 두분은 저자가 너무 피상적인 주제에서 깊게 들어가지 못함을 아쉬워했고, 또한 쉬운 얘기를 어렵게 풀어서 읽기가 어려웠다고도 말해서 역시 책은 다르게 읽힌다는 것을 재확인했습니다.
한분은 지난번 독서모임의 책, "백년동안의 고독"과 연결해서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타인의 가능성"에서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의 연결을 생각했다고 말씀하셔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대와는 달리 외로움의 해결방법에 대해서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실망했다는 말에서, 기대감이 책에 대한 만족감을 낮춘다는 것을 다시 알게되었습니다. 제목이 우리에게 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망이 커지기 마련이죠. 또한, 책의 구성과 본인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좋았지만, 타인에 대한 정의라든지, 문화인류학적인 문제점들의 나열만 있지 해법으로 들어가는 깊이가 없었다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했습니다.
두번째 주제는 “나의 집은 속이 비치지만 유리는 아니다. 그보다는 증기의 성질에 가깝다. 우리 집의 벽은 내가 원하는 대로 수축하고 팽창한다. 가끔은 벽을 갑옷처럼 내 몸에 두른다. …. 그러나 때로는 마음껏 펼쳐 내보이고, 그럴 때 벽은 무한히 확장된다.” 책의 <여는 말>에서 소개된 집에 대한 이 인용구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집은 타인에 대비되는 나를 상징하는 것으로 판단되었고, personal space라는 측면에서의 안전감을 주는 공간으로 생각해서 공감하지 못했는데, "카우치 서핑"이라는 나의 집의 카우치를 타인에게 공유하는 문화교류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얘기는 충격적으로 신선했습니다. 내 공간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에 대한 몇십년전과의 달라진 환경은 우리나라의 개인화와 안주인의 권한 상승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나누었습니다. 젊은 세대들의 개인주의 뿐만 아니라 더 포용적인 것같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20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였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만나는 다양한 세대와의 만남의 경험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오늘 모임의 또다른 혜택인 것 같습니다. 집으로의 초대를 편안하게 생각하고, 생일상을 차려주는 경험을 공유할 때, 내가 생각할 수도 없는 활동이라서 정말 진심으로 놀랬습니다. 난 정말 사회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자아의 벽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두꺼운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더 많은 주제로 넘어가지 못하고, 발제문의 3번째 주제인 타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타인은 설레임이라는 말씀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의 긍정성을 얘기하셨고, 물리학에서의 자아는 환상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살짝 얘기를 나눴습니다. 프랑스 국제학교에서 "일상에서 만나는 영웅들"이라는 춤과 노래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해주는 경험에 감동했던 순간을 나눠주셨는데, 인류의 미래가 어두울 것 같다고 종말을 생각하던 나에게는 인류진화를 통한 엄청 긍정적인 미래비전을 제안해주신 의견에 놀라웠던 기억이 납니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거울과 배움의 교과서로 생각한다는 나의 생각과 우주의 모든 사람과 존재들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팩트이고 이후 모든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면 나의 행동의 어디까지가 책임을 져야할지 두렵다는 나의 말에서 남다른 책임감을 발견해주신 분들에게 반박을 했지만, 난 내 행동으로 유발되는 효과가 미치는 정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책임질수 없는 일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면을 본 것도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없고,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그 바탕에 나의 행동과 세상은 연결되어 있고, 내 행동이 세상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지에 대해서는 완벽한 통제는 어렵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나와 타인의 연결되어 있음을 알기에 공동체의 결정에 관심을 둬야 하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사회를 더 나쁜 쪽으로 이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처음 시작하면서 받은 원목으로 만든 책갈피에 소모임의 이름이 적혀있어서 모임장님이 엄청 감동했던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개인적인 얘기를 살짝 나눌 수 있었고, 한시간반정도의 시간동안 나눈 얘기를 통해서 새로운 타인과의 가볍지만 신선한 연결점을 만들어서 좋았던 모임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교류를 하는게 불편하지 않으면 관계를 지속하고 불편하면 안달복달하지 않고 끊을 수 있다는 말에 깊이 공감이 되면서 맞지않는 사람을 포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분들을 만나면서 나에게도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좋은 공유였습니다. 다음에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얘기들을 나누고, 내가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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