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 이후로 꽤 많이 이 책이 거론되었고, 그 때마다 나는 읽었봤었다고, 굉장히 아름다운 문체와 저자의 지식에 놀랬었다고 답변했던 것 같다. 이 책을 거의 30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첫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당황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믿을 수 있는 남아있는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 칼 세이건의 부인이 저자가 돌아가신지 10주년을 기념하여 멋진 문장을 작성해놓았다. 칼 세이건의 부인마저 글을 잘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코스모스를 다시 한번 읽게 되었고, 읽으면서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랄 때 꿈을 꾸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하고, 그 노력에서 일정부분의 성취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거의 반세기에 걸쳐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과학서적을 남기는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1980년에 씌어졌다. 한국어판은 2004, 2006, 2013년에 사이언스북에서 개정판을 낸 것 같다. 왜 이 책은 이렇게도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는 것일까? 이 책이 쉬운책인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쉽다고도 할 수 없는 책이다. 페이지는 682페이지로 벽돌책으로 불릴만큼 두껍다. 그런데, 읽다보면 이 책은 소장해야하고 다시 읽어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첫장의 제목은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이다.
- 지구는 광막한 우주의 미아이며 무수히 많은 세계 중의 하나일 뿐이다.-
- 돌이켜 보건대 인류는 별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잠시 지구라 불리는 세계에 몸을 담고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원초적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감히 그 기나긴 여정의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것이다. -
코스모스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코스모스의 어느 부근에 있는지를 알기위한 현재 위치를 찾는 과정이다. 은하도 많고, 그 은하중에서 하나의 은하에 태양계안에 3번째 행성에 있는 우리 지구의 위치를 인식하면서, 우리가 코스모스에 비해서 얼마나 하찮고, 조그마한 존재인지 알게된다. 대폭발의 혼돈으로 부터 스스로를 인식할 수 있는 지적 생명체로 성장한 우리가 드디어 우리 주변의 코스모스를 알아내고 그 세상을 알아나가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는 곳이 코스모스라는 바닷가의 모래사장이고, 그곳이 우리 인류가 코스모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언저리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제목이다.
책을 읽으면서 엄청 많은 문장들을 찾아서 뽑았다. 그런데, 뽑아놓은 문장들의 앞뒤가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결국, 다시 책을 읽어봐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나이에 코스모스의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게 되었을까?
'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정한 이타주의자 - 일리엄 맥어스킬 - (독후감 1편) (0) | 2023.05.12 |
---|---|
코스모스(재독) - 칼 세이건 (독후감 - 2편 우주 생명의 푸가) (2) | 2023.05.05 |
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독후감 - 1편 완료) (0) | 2023.05.03 |
세컨드브레인 - 티아고 포르테(독후감 1편) 메모의 중요성 (2) | 2023.04.18 |
행복의 기원 (독후감 1편, 마지막) 진화론 측면에서의 행복 (3) | 2023.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