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속적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책들을 읽게 되었다. 그동안 독서력이 좀 올랐는지, 두꺼운 책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진 것 같다. 1년에 몇권이라는 권수를 정하게 되면 페이지 수가 적당한 책들만 읽게 되는 부작용이 있는데, 지금처럼 읽고 싶은 책을 마음데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독서에는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읽어본 것 같다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읽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글과 함께 같이 살아가는 느낌이 드는 책읽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중요한 일들을 중심으로 타인의 일기를 읽는 것처럼 따라서 읽어나가는 느낌이 재밌었다. 소설은 완전한 허구인 판타지 소설의 자극적인 소재에 적응이 되어서 현실인 듯한 허구에는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주인공에게 몰입되는 부분이 많았다.
필립의 삶에서 부모를 일찍 여의고 난 이후, 백부의 집에서 살게되고 백부의 냉담함, 개인적으로 가진 장애,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어울림에서의 어려움이 스스로의 개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전반적으로 소설은 성장소설이라는 범주에 넣고 있고, 필립의 생활과 그로 인한 내면에서의 변화와 결심을 그려주고 있고, 성장하는 필립에 대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몰입의 중심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인상깊게 기억나는 부분은 심미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심미안을 알게되는 과정과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나오면서 그동안 보고도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에 대해서 깨닫는 장면 그리고 미술을 배우다가 그만두었지만, 그로 인해서 자신이 얻은 것을 백부에게 얘기하는 장면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주도적인 사람을 산다는 것, 어떤 길이 옳은지를 내가 결정하고 그로인해서 실패하더라도 그 곳에서 배우겠다는 자세는 감탄이 나오는 태도였다.
그러면서도 정말 고구마 백개를 물없이 먹는 것 같은 답답함을 주는 것은 밀드레드와의 애증의 관계였다. 필립처럼 이성적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성찰을 이어온 사람이 사랑의 열정이라는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손해를 보면서 사는 장면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정말 그렇게까지 통제가 안되는 관계라는 것이 있을 지 의문스러웠다.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그런 사랑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런 사랑이 식어가는 이유에 대해서도,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는 않는다. 혹시 이번 독서모임에서 이러한 주제가 얘기되어질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필립은 자기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항상 걱정하던데로 투기와 같은 투자로 돈을 다 날리고, 죽을 것 같은 생활고로 빠지는 장면은 안타까우면서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심지어 돈이 나올 구석을 찾다가 백부의 죽음마저 기다리게 되는 상황과 자살하는 사람들은 사랑 때문이 아니라 돈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는 구절들은 가난을 경험해 본 나에게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내용이었다. 모든 고난과 행복이 양탄자의 무늬처럼 하나의 사건들이 삶이라는 무늬를 만들어내는 씨줄과 날줄이라는 문구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있는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의 부질없음으로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쁨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 지를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필립은 자유로 나아가는 성장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의 종교에서 벗어나고, 순간의 열정에 대한 중요성을 파리의 미술수업에서 깨닫고, 가난을 통해서 인생의 무의미성과 성공한 삶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는 장면들은 인간의 의식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긴 호흡으로 따라가면서, 필립의 선택과 행동에 응원하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에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타인의 삶에 대한 간접체험을 했다는 것으로 이 책은 읽을 만했고,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대화는 맥락에 맞지 않아 왜 그런 대화가 나오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대화의 티키타카가 핀트가 맞지 않은 것 같아서 거슬리기도 했다. 시대상으로 따져도 이 책이 나왔을 때가 1차세계대전 때라고 하니,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해당하는 시기였을 것이다. 신분계층이 나눠져 있었고, 몇가지 단어들 (ex>신사, 종교, 예술 등)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의미가 다른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전기같기도, 애정소설같기도, 철학책 같기도 하지만 내가 사람이라는 것과 삶에서 만나게 되는 기쁨과 슬픔과 괴로움에 대한 좋은 예시들을 보여준다는 면에서도 좋았다.
제1권
필립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독서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지만, 그럼으로써 필립은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써 나날의 현실 세계를 쓰라린 실망의 근원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P62)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발을 보여주고 만 제 자신에 대해 분통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P76)
남들과 자신 사이에 어떤 벽이 있다고 느꼈다. ~~~ 대부분의 시간에 그는 외톨이였다. (P77)
인생의 행운아는 오히려 벌통 속이 벌처럼 자신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 다 같은 활동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 같은 즐거움을 누린다는 점에서 그들은 행복하다. ~~~ 쓰라린 자의식을 가진 청년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 수줍은 성격 밑 저 안에서 무엇인가 자라고 있었다. ~~~ 그것이 자신의 개성임을 깨달았다. (P82)
필립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대성당 건물을 바라볼 때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어떤 알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 심미적 감정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던 것이었다. (P113)
격렬한 열정에 그는 지쳐빠지고 말았다. 영혼이 돌연 기이한 메마름으로 가득 차버렸다. (P118)
백모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괴로웠다. ~~~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야릇하게 비애가 깃들인 여인으로 보였다. 필립은 처음으로 백모의 그런 모습을 보았다. (P137)
필립은 자신이 못마땅했고, 자신의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풀이 죽은 채로 그는 혼자 물었다. 사람이란 고집대로 하고 나면 언제나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것일까 (P150)
이윽고 높은 곳에 도달하니 햇빛에 빛나는 라인 계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끝없이 뻗은 들이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 지금 눈앞의 이 아득한 거기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주었다. ~~~ 순수한 심미감만을 느낀 최초의, 순간이었다. ~~~ "아, 정말 행복하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P155)
공원의 나무 그늘 아래 있는 벤치에 앉아 더위를 식히면서 나뭇잎 사이로 비껴든 햇빛이 땅 위에 아롱진 무늬를 그리는 것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의 마음은 햇살처럼 즐겁게 뛰놀았다. (P159)
프랑스어 선생님 : "자네 돈이 아니었으면 난 굶어 죽었을 걸세. 가진 게 그것 뿐이었으니까" ~~~ 노인의 삶의 투쟁이 얼마나 참담하 것인지, 자기에게 즐거운 삶도 노인에게는 얼마나 고달픈 것인지 얼마만큼 알 것 같았다. (P169)
불신자이면서도 유덕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가능한 일이었다. ~~~ 신앙이 무엇이든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영국 국교회의 신자라는 것이 특별히 유리할 것도 없어 보였다. (P191)
필립 & 헤이워드 : 사람은 늘 자신의 이미지로 신을 만들어왔네. 그 친구가 믿는 것 멋있는 것이야. ~~~ 도대체 신을 믿기는 왜 믿어야 되는지 모르겠군요. (P193)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범례를 통해 그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신앙을 간단히 벗어던져 버렸다. ~~~ 처음에는 삶이 낯설고 외롭게 보였다. ~~~ 낮은 더 춥고, 밤은 더 외롭게 느껴졌다. ~~~ 삶이 더 아슬아슬한 모험으로 여겨졌다. (P194)
그에게는 연극이 진짜 인생이었다. 연극은, 냉혹한 작가의 시선 앞에 사람들 마음에 깃들인 악이 낱낱이 드러나는, 어둡고 고통스러운 낯선 삶이었다. (P198)
젊음이 행복하다는 것은 환상이며 그것은 젊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환상이다. (P200)
대도시에서 그처럼 고독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P269)
백모의 백부에 대해 : 그처럼 무심하고, 그처럼 이기적이고, 그처럼 욕심스럽게 살아온 사내에 대해 그처럼 깊은 애정을 품고 있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P291)
"내게는 분명히 천재성이 있다." ~~~ 술보다 더 위험한 흥분제 때문에 취했다고 할 수 있었다. (P323)
자넨 신앙을 버렸지만 신앙에 바탕을 둔 윤리는 버리지 않았어. 어느 모로 봐도 자넨 아직 기독교인이야. (P349)
자넨 인간이 이기적이 아닌 동기로 무슨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P353)
그는 사랑이라는 것을 사랑하고 있었다. (P378)
위대한 화가는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가 보는 방식으로 자연을 보도록 강요하네. 하지만 다음 세대에는 또 다른 화가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되지. ~~~ 우리가 우리의 시각을 세상 사람들에게 강제하게 되면 세상은 우리를 위대한 화가라고 부르지. (P405)
화가의 수업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의 문제에 대한 필립의 불안의 밑바닥에 깔린 것은 바로 성공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는 이 욕망이었다. (P407)
필립은 실제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 행동이 따르지 않는 이론을 차츰 참을 수 없게 되었다. (P409)
크런쇼 : "여기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시간이 있을 때 그렇게 하게." ~~~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실패한 삶의 비극임을 알 수 있었다. (P410)
인생이란 그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라야할 대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삶의 다양한 체험을 추구하고, 삶의 매 순간이 주는 모든 감동을 향유하고 싶었다. (P411)
가난이 사람을 얼마나 천하게 만드는지 몰라. 사람을 끝없이 비굴하게 만드네. 사람의 날개를 꺾어버리고, 암처럼 사람의 영혼을 좀먹어 들어가지. (P414)
백모의 작은 얼굴(죽음) : 얼마나 부질없는 인생이었던가! (P418)
이제까지 중요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한없이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너무 매혹적이라 좀처럼 버릴 수 없을 것만 같던 생활도 이제는 다 어리석게 여겨졌다. (P422)
"남의 충고에 따라 옳은 일을 하여 얻는 것보다 스스로 애쓰다 잘못한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요." (P425)
"모퉁이 저편에 경찰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되,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르라." ~~~ 철저한 정신의 자유 (P429)
중요한 것은 요컨대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며, 그러고 나면 철학 체계는 저절로 형성되어 나왔던 것이다. ~~~ 필립이 알아내야 할 것이 세 가지라고 여겨졌다. 사람과 그 가 몸담고 사는 세계와의 관계, 사람과 그가 함께 어울려 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사람과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그것이었다. (P431)
한때 그는, 사랑이란 사람의 넋을 빼앗아 온 세상을 봄처럼 느끼게 해주는 어떤 황홀한 상태라고 생각하고 ~~~ 영혼의 허기, 고통스러운 갈망, 쓰라린 고뇌였다. (P464)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으로 이 여자(밀드레드)를 사랑하고 있었다. ~~~ 결점마저도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 그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다. (P476)
인생철학을 세워놓고 대단히 만족했었지만, 그 철학이 이번 일에는 아무 쓸모도 없었다. (P478)
필립은 자신을 태우는 그 열병에 기꺼이 몸을 내맡긴 것은 아니었다. 인간사란 죄다 덧없는 것이며, 따라서 언젠가는 끝이 있게 마련임을 알고 있었다. 그날을 그는 애타게 기다렸다. (P497)
꼼짝못하고 붙잡혀 있는 이 예속의 상태가 치가 떨리도록 싫었다. 그는 수인이었고, 자유가 그리웠다. (P498)
그의 연정은 상처받은 자만심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를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대체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그 자만심이었다. 그녀도 경멸스러웠지만 자신도 마찬가지로 경멸스러웠다. (P511)
"지난 육 개월 동안 하도 아름다움에 굶주려 와서 말예요." (P518)
제2권
노라 : 그녀는 그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었고, 말하자면,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는 향유를 발라주었다. (P17)
성적인 관계는 우정의 가장 강한 고리 이상은 아니었다. 그것은 우정을 완성시켰으나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다. (P19)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걱정을 모르며, 폐를 끼치는 법이 없고, 작은 일에도 기뻐할 줄 안다고? (P21)
전 제게 도움이 되는 것만 책에서 얻어내요. 같은 걸 열 번을 읽는다 해도 더 이상은 얻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독자란 마치 아직 열리지 않은 꽃봉오리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읽거나 행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해요. (P23)
이제야 밀드레드와 그리피스가 왜 서로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P111)
나는 왜 이리 바보일까, 하는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 (P119)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 필립은 그것을 견디느니 차라리 죽고 싶었다. ~~~ 이 불행은 시간이 지나면 극복될 수 있다고 그의 이성이 말했다. (P125)
감정으로만 보면 이 열병을 극복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성은 이것이 결국 시간의 문제임을 알고 있었다. (P126)
합리적인 사람이라~~~ 가면. ~~~ 그 자신 자기의 의지 박약에 놀라곤 했다. 가벼운 감정에도 마치 바람결의 낙엽처럼 이리저리 휩쓸리고, 격정에 사로잡히면 한없이 무력해진다. 자제력이라고는 없었다. ~~~ 그 철학은 그가 겪은 위기의 상황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P129)
환경과 성격이라는 두 개의 힘에 의해 조종당하는 기계처럼 행동했다. 그의 이성은 방관자처럼 사실을 관찰할 뿐, 무력하여 개입하지 못한다. (P130)
진료실 안에서는 불시에 기습당한 인간 본성을 볼 수 있었다. 관습의 가면이 가차없이 벗겨지면서 영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P155)
이곳에는 선도 악도 없었다. 사실만이 존재했다. 그것이 인생이었다. (P159)
필립은 <있는 그대로의 삶>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불결, 악덕, 불구에 그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 삶에 아름다움도 추함도 없으며, 있는 것은 오직 진실뿐임을 배웠다.(아닌듯) (P219)
자기통제라는 것이 격정에 굴복하는 의지만큼이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 자세일 수 있다는 것, 내면의 삶도 많은 나라를 정복하고 미지의 땅을 탐험한 사람의 삶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고, 다채롭고, 풍부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P220)
지난날의 감정이 그처럼 완벽하게 자라져 버린 것에 그도 놀랄 지경이었다. (P236)
그녀로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미덕을 그가 요구했다면 아무래도 그의 잘못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P247)
사랑 때문에 죽는 사람은 생각만큼 없어요. ~~~ 자살은 주로 돈 때문에 해요. (P273)
그녀에게는 자신을 버티어내는 일종의 타고난 오만함이 있었다. (P285)
필립은 남들이 자기를 친절하게 대해 주리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친절이 놀랍고 감동스럽기만 했다. 두 줄기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P328)
노력과 결과는 전혀 맞아들지 않았다. ~~~ 그의 육체에서 비롯했던 어쩔 수 없었던 한계, 친구다운 친구가 없어 느끼던 외로움, 청년기 내내 견뎌내야 했던 애정의 결핍 등 ~~~ 어떤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조건으로도 성공을 거두고, 또 어떤 사람들은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도 실패한다. 만사가 순전히 우연이란 말인가. (P363)
사람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 인생에는 아무런 뜻이 없었다. ~~~ 삶도 무의미하고 죽음도 무의미하다. 필립은 벅찬 기쁨을 느꼈다. ~~~ 이제는 책임이라는 마지막 짐까지도 벗어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P365)
필립은 행복을 얻고 싶은 욕망을 버림으로써 그의 마지막 미망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살면서 만나는 행복이나 고통은 모두 삶의 다른 세부적인 사건들과 함께 디자인을 정교하게 만드어줄 뿐이다. (P367)
인생 최대의 비극은 이별이나 죽음이 아니라 - 그것은 자연스런 일이며 눈물을 흘리고 나면 슬픔이 가시게 마련이다.- 직업을 잃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P425)
그는 사람들이 돈을 경멸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 돈이 없으면 사람이 쨰쨰해지고, 비열해지고, 탐욕스러워진다. 성격도 비뚤어지고 세상을 저속한 관점에서만 보게 된다. 한푼이라도 허투루 쓰지 못할 때가 되면 돈은 괴이하리만큼 엄청나게 중요해진다. (P445)
복잡다단한 혼돈의 삶으로 어떤 무늬를 짜느냐가 새로운 관심사가 되었다. 삶이라는 재료를 생각하면 물감이나 언어에 대한 집착은 아주 하찮게 보였다. (P446)
여행 : 삶에 대해 어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느낌, 풀면 풀수록 더욱 불가해해지는 삶의 신비를 깨우치는 무슨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느낌이 있었다. (P461)
너무 벅차 녹아버릴 듯한 감정이었다. (P480)
조롱과 멸시는 그의 정신을 안으로 향하게 했고, 영원히 그 향기를 잃지 않을 정신의 꽃들을 피워냈다고 할 수 있다. (P497)
우리가 한가지 분별 있는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 잘못은 참아내는 일뿐이다. (P498)
'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의 심리학(2021) -모건 하우절- (2) | 2024.08.26 |
---|---|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2014) -아고타 크리스토프- (1) | 2024.08.21 |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이충녕(2023)- (0) | 2024.08.16 |
인간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2019)- (0) | 2024.08.12 |
차이에 관한 생각(2022) -프란스 드 발- (0) | 2024.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