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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지하로부터의 수기(2010)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by 무우우우니 2025. 12. 29.

한국 소설인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난 이후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대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에서 전환기에 씌여졌다고 하는 책이고, 이후의 대작들을 읽기전에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소개를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문학가의 소설은 내게 큰 감명을 주지는 못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2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1부는 지하에 들어가서 수기를 쓰는 작가의 넋두리같이 보이기도 하고, 그 뜻을 명확히 알 수 없는 모호한 말들의 연속인듯이 느껴집니다. 이성의 추론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말들도 있는 것 같고, 산업세계로 들어가는 사회흐름에 대한 변화를 얘기하는 듯도 보입니다. 1부는 읽어냈다고 말할 정도로 이해가 안되고, 그냥 글자를 읽은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서 2부는 스토리 라인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가난한 하급관리로 나오고, 이런 사람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라는 기시감을 느낄 때, 전작인 '가난한 사람들'에 나오는 주인공과 유사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여전히 가난했고, 그러면서도 자존심은 어마어마하게 강해서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행동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말리고 싶은 마음을 부여잡느라 힘들었습니다.

학창시절의 친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 무엇을 드러내 보이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모임에 참여해서 온갖 비참한 꼴을 당하다가 유곽까지 따라가서 그 비참한 마음을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유곽의 여자를 가지고 놀고, 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장면 등은 아무리 문화가 다르다지만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스토리였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 난 이후,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언젠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비평가들이 얘기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천재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면 그만큼 내가 소설을 보는 눈이 높아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를 자문하게 됩니다.


이놈의 내부에는 (자연과 진리의 인간) 의 경우보다 훨씬, 훨씬 더 많은 악의가 쌓일 것이다. (P23)

행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마음을 완전히 편히 갖고 아무런 의심도 남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내 경우엔 어떤 것이든 하나의 근본적인 원인은 당장 다른 원인을, 더욱이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을 끌어내어, 끝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게 바로 온갖 의식과 사유의 본질이다. (P34)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는 두 발로 걷는 배은망덕한 존재라는 것이다. ~~~ 인간의 주된 결함은 바로 지속적인 부정 ~~~ (P53)

이성의 추론과 대수학에 의해 보장된 진짜 이익, 정상적인 이익에 역행하지 않는 것이 정말로 늘 인간에게 이롭고 전 인류를 위한 법칙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확신하는가? (P58)

인간이 창조를, 또 길을 개척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 이건 틀림없다. 하지만 대체 무엇 때문에 파괴와 혼돈을 또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P59)

내가 옹호하는 것은.....나 자신의 변덕이요, 또한 필요할 때마다 내가 마음껏 변덕을 부리는 것이 보장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P62)

이 수기의 편집 양식에 있어서 나는 어떤 것에도 구애받고 싶지 않다. 질서니 체계니 하는 것도 갖추지 않겠다. 그냥 기억나는 대로 기록해 나가겠다. (P72)

하지만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회의주의와 무심함의 주기가 엄습하면(나는 매사에 주기를 탔다.) 그렇게 스스로 나 자신의 성마름과 결벽증을 비웃고 또 스스로 나 자신의 낭만주의를 힐난한다. (P80)

자긍심을 지켰으며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음으로써 대중 앞에서 나 자신을 그와 사회적으로 대등한 지위에 세웠다는 데 있다. (P96)

얼른 즈베르코프와 시모노프 앞에서 엉망이 된 내 체면을 회복해야 했다. 바로 이게 급선무였다. (P180)

파렴치한 기만의 가면을 써야 되다니.....! (P185)

인간의 영혼을 당장에 송두리째 내 방식으로 바꿔 놓는 데는 불과 몇 마디 말, 약간의 전원시만 덧붙이면 됐잖은가 이게 바로 처녀성이라는 거다! 이게 바로 또 싱싱한 토양이라는 거다.! (P186)

상식에 어긋날 정도로까지 나를 경멸하고 또 참을 수 없을 만큼 나를 깔보았다. (P189)

아폴론 : 이놈은 꼭 나라는 존재와 화학적으로 결합된 것만 같았다. 게다가 이놈도 또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집을 나가려 들지 않았을 것이다. (P190)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이런 한숨만으로 나의 정신적 타락의 심연을 몽땅 재려는 듯 길고 깊은 한숨이었다. 물론 결국에는 이놈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다. (P193)

누구한테든 분풀이를 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했던 참에 마침 네가 나타났고 너한테 내 분을 다 퍼붓고 너를 갖고 놀았던 거야. 나를 이렇게 깔아뭉개 놓았으니까 나도 누굴 깔아뭉개고 싶었던 거지. (P204)

진심으로 누굴 사랑하는 여자가 늘 제일 먼저 이해하게 될 그것을 이해했다. 바로, 나야말로 불행한 인간이라는 사실 말이다. (P207)

지배욕과 소유욕이라는 감정이.....내 눈은 정열로 불타올랐고, 나는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 그 순간, 나는 그녀를 얼마나 증오했던가, 그러면서도 또 그녀에게 얼마나 많이 끌렸던가! (P209)

내게 있어 사랑한다는 것은 폭군처럼 굴며 정신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P211)

그녀가 이 모욕을 영원토록 간직한다면, 그게 차라리 더 낫지 않겠는가? 모욕이란 원래 정화 작용이니까. 그것은 가장 통렬하고 뼈아프고 그녀의 마음을 피로하게 만들 것이다. (P215)

값싼 행복과 숭고한 고뇌 중 무엇이 더 나을까? 과연 무엇이 더 낫겠는가?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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