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을 내게 전달한다. 그런데, 그 슬픔 속에서 삶의 소중함도 같이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뭔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부여됨을 느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문장들이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와서 감히 긴 평을 하기가 어렵다.
저자에게 감사를 남기고 싶다.
경비 근무 근로자라는 명분으로 세상 모든 일을 다한다. 너 아니어도 할 사람은 많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다. (P21)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경비원은 잘못된 것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사람이니 잘잘못을 판단하지 않고 열심히 치우기로 했다. (P25)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내리던 시간은 꿈이었을 것이다. (P27)
부부는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이다. (P31)
마음이 힘겨우면 빗자루 들고 나가서 쓴다. 쓸 것이 있어도 쓸고 없어도 쓴다. (P32)
장애인 주차 : 상식에 호소하면 답이 없고 돈으로 설명하면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P38)
타인의 아픔은 확률이나 과학의 영역이지만 내 아픔은 운명이 된다. ~~~ 운명이라는 서러운 단어를 떠올렸다. 새벽을 지나는 차량의 불빛이 서럽게 졍겨웠다. (P42)
좋은 분들을 만나 삶의 품격과 마음의 여유를 전해 받았다. 내가 삶에 친절해야 하는 이유를 만난 것이다. (P44)
내가 조금 쓸면 누군가 더 쓸어야 한다. 단순한 이치다. (P47)
삶의 한순간 주어진 행운이 잠깐 세상을 사랑하게 한다. (P48)
여행지가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 생활이 없기 때문이다. (P49)
무엇을 향하여 깊어질 수 없는 나는 불빛 아래서 한없이 젖어가는 밤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 우울한 일상을 지켜낸 것은 출근의 힘이었다. (P50)
복잡한 생각들이 몸을 움직이면 정리가 되기도 한다. 휴식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는 시간에 있다. (P52)
다른 사람이 청소를 한 것과는 관계없이 내 마음이 머물 곳을 닦는다. (P54)
행복해서 사는 것만이 삶은 아닐 것이다. 견디는 것도 삶이다. (P65)
나는 비가 내리는 세상의 나무가 되고 풀잎이 되어 천천히 그리고 깊게 젖어간다. (P73)
대단한 인생이 아니어서 성취의 기억은 보잘 것 없고 아쉬움과 미련의 기억이 대부분이다. (P78)
한 사람이 우주와 같다며 삶을 위대하게 말하지만 내 삶은 하나도 빛나지 않고 시간을 따라 저물어 가며 세상의 바람에 마음을 맡긴다. (P81)
아이들에게 받은 돈의 분배를 요구했다. 기억이 희미했지만 후환이 두려워 절반을 줬다. 아깝다. (P99)
아내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못난 남편의 회한 같은 것이었다. (P101)
서로에게 짐이 되거나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바탕으로 늙어가서는 안 된다는, 지킬 수 없는 다짐을 했다. (P106)
아내의 빛나는 시절에 나는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냈다. 그것이 내 삶에서 가장 안타깝고 후회스럽다. (P107)
내 삶에 빛나는 날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많은 날들이 빛나는 날이었다. (P124)
병원에서 검사하는 아내를 기다린다. 아내는 조용하고 나는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마음의 여기저기를 서성인다. (P126)
희망은 허망한 것이어서 내 주위는 온통 지뢰밭이다. 한 걸음도 마음 놓고 디딜 수 없다. 의무는 선택의 여지와 무관하다. (P147)
시간을 바라보고 나를 받아들이며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만하면 됐다. (P151)
편하게만 입으면 삶의 하한선이 자꾸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서다. 활자에서 멀어지면 생각하는 기능이 퇴화할까 봐 꾸준히 신간을 구입한다. (P158)
신은 우연하고도 당연한 작은 성공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고 큰 불행은 외면한다는 글을 읽었다. (P168)
오늘의 슬픔이 손상당하지 않고 온전한 슬픔으로 내 마음에 자리하기를 바랄 때 나는 슈베르트를 듣는다. (P195)
브람스는 더 깊고, 더 아프다. 진정으로 쓸쓸했던 사람이 위로를 줄 수 있다. 브람스는 그런 음악이다. (P197)
모든 글이 탄생하는데 기본이 되었던 세계를 설명하는 책 <글이 만든 세계>를 읽는다. (P199)
음악의 본질은 슬픔이라고 생각한다는 임윤찬의 말이 실린 글을 읽고 공감했던 적이 있다. (P209)
그떄는 옳았으나 지금은 아닌 책을 정리하다 다시 찾지 않을 책을 버리고 있다. (P211)
점심 도시락을 먹는 것은 삶이고 식후에 믹스 커피를 마시는 것을 삶의 질이라고 부른다. (P221)
닿을 수 없는 그리움과 이를 수 없는 아름다움의 세계를 듣는 아침을 기억한다. (P225)
작은 세상에서 안주하는 나는 인간의 무모함을 읽으며 영원을 생각했다. (P228)
독립한 자식에게 최고의 사랑은 절제된 무관심이다. (P252)
딸이 직장을 가졌을 때 내가 했던 첫 당부는 돈을 모으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결국은 너에게 자유를 줄 것이라는 말도 덧붙여서. (P254)
어머니의 걱정은 어머니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다. 이제는 몸이 할 수 없는 일을 마음을 하고 계신다. (P261)
내 못다 한 꿈이었고 사랑이었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움의 첫 번쨰 이름이었던 딸, (P271)
생의 좋은 날은 앞에 있다고 하지만 아쉬움 많았던 시간이 자꾸만 나를 붙잡는다. ~~~ 나를 지탱하는 힘은 책, 음악, 길, 그리고 출근과 빗자루에서 나온다. (P279)
긴 슬픔과 짧은 평화가 순환하는 삶을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오늘도 빗자루를 들고 새벽을 쓴다. (P285)
생의 절정의 순간에 삶의 비애는 일정한 지분을 갖고 자리를 잡는다. (P296)
냉이를 캤다. 뿌리까지 캐야 한다는 가르침을 따라 마음의 봄을 흙 속에서 꺼냈다. (P300)
나는 극복 없는 슬픔을 안고 정신의 아름다움을 꿈꾼다. 행복해서 세상이 아름답다면 그것은 내가 그리는 세상과는 관계가 없다. (P314)
인간의 슬픔은 마음이 늙지 않는 데 있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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