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말경 갑작스럽게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책을 찾는 방법이 몇가지가 있다. 일단,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코너를 가서 리스트를 살펴본다. 그 중에서 현재의 나의 상태에서 읽고 싶어지는 분야를 고른다. 예를 들자면, 자기계발, 경제/경영, 과학, 재테크(경제경영보다는 더 세분화된 돈굴리기), 소설/에세이, 등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읽혀졌던 책 2권 정도를 읽으면 고구마 줄기처럼 그 책들에서 다른 책들을 소개해 준다. 레퍼런스 없는 책은 거의 없다. 그럼 그 줄기를 따라서 읽고, 다음 책을 찾고, 또 읽고.....그렇게 해나간다.
올해의 나의 첫 시작은 과학이었다. 그런데, 과학책이 너무 광범위해서 살짝 빠졌던 곳이 자기계발이었고 "역행자" 였다. 역행자의 독후감을 통해서 단톡방을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어마어마하게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받게 되었다.
클루지는 역행자의 추천도서 목록에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읽었던 분들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 일단, 내 현재 책읽기 능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 "클루지"라는 제목의 뜻이 재미있다. "서투른 또는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 고장나기 쉬운 애물단지 컴퓨터."라는 뜻이었다. 그 뜻을 보고 나니, 진화심리학에 대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런데 저자인 개리 마커스의 약력을 살펴보니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언어학습센터 소장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진화심리학의 뇌진화의 오류, 언어학습을 통한 기억 오류 등을 얘기할 것이라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다.
멋진 머릿글과, 첫번째 챕터를 읽고 아주 쉽게 집중이 되는 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험 사례에 대한 의미를 전문가적 관점에서 당연한 듯이 해석해서, 중간 설명과정이 좀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이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건지를 앞뒤를 살펴서 짐작해야 하는 점이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기억체계에 대해 우리뇌와 컴퓨터를 비교하여 효율적으로 진화하지 못했고, 그런 진화를 통한 기억력의 오류들을 실험을 들어서 설명하는 부분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내 기억의 오류에 대해서 변명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주니, 꼭 기억해서 내 잘못을 진화심리학으로 변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뇌에서 기억체계는 완벽한 기억보다는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억체계를 만들게 되었고, 그게 맥락에 우선하여 최근의 것을 선명하게, 시간이 지나면 기억의 하단으로 내려가게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런 불완전한 기억을 바탕으로 추론을 하게됨으로 우리의 추론은 오류 위에 또다른 오류를 발생시키는 뇌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내가 생각하는 확실하다는 사실이 기억의 오류와 추론의 오류가 더해진 굉장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코기토 에르고 숨(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모든 것을 회의하는 작업을 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1챕터는 "내 머리는 니가 믿고 모든 행동을 할만큼 잘 기억하지도, 잘 추론하지도 못하니 알아서 오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라."라는 교훈인 것 같다.
'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루지 - 언어의 비밀 (독후감 - 3번째) (2) | 2023.01.22 |
---|---|
클루지 - 오염된 신념, 선택과 결정 (독후감 2편) (2) | 2023.01.21 |
돈의 속성 - 사업가는 스스로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직업 (독후감 3편) (2) | 2023.01.19 |
웰씽킹 을 마치며(독후감 - 3편) (6) | 2023.01.18 |
돈의 속성 - 은행에서 흥정을 한다고요? (4) | 2023.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