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독후감 1편, 마지막) 진화론 측면에서의 행복
서문
chapter 1. 행복은 생각인가
chapter 2. 인간은 100% 동물이다
chapter 3.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chapter 4. 동전탐지기로 찾는 행복
chapter 5. 결국은 사람이다
chapter 6.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chapter 7. ‘사람쟁이’ 성격
chapter 8. 한국인의 행복
chapter 9. 오컴의 날로 행복을 베다
책의 제목이 "행복의 기원"이다. 기원이라는 것은 행복은 없다가 생겨난 것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행복은 언제, 왜 생겨난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첫번째 장에서 질문이 행복은 생각인가? 라고 한다. 여기서 생각을 다른 단어로 바꾼다면 이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성에 대한 반대쪽 측면에 있는 것이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의 답은 행복은 생각이 아니고 감정이고, 우리는 행복을 너무 이성적으로 판단해왔고, 그 원인을 2000년도 전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인생철학에서 찾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하는 뇌를 통해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뇌가 우리 자신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몸은 뇌에 의해서 모든 동작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생각하는 내가 "나 자신"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로인해서, 우리는 감정과 무의식적 행동보다는 의식, 이성을 너무나도 큰 부분으로 생각해왔다. 그로인해, 행복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상황에 대한 해석을 바꾸는 것, 나의 마음을 바꾸는 것으로 현재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은 이성보다는 감정과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 목적은 명백히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지표를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의 목적은 생존과 번식이고, 인간은 그 생물에서 벗어난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행복은 어떻게 하면, 더 잘 생존하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동전탐지기로 경험하고 만들어진 보상물이다.
오랜 진화의 시간속에서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우리 조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였고, 우리의 뇌는 인간관계에서 도태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발전해왔다. 따라서, 주변 사람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을 때 우리는 시상하부에 도파민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행복감은 아쉽게도 목적이 아닌 도구이기 때문에 다음의 행동을 위해서는 빠른 초기화가 필요하다. 아주 큰 행복감이라고 하더라도, 절망감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리셋되어 초기의 평균 감정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른 생존에 적합한 행동을 하게되면 또다른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서 얘기하는 바는 진화론에 입각한 행복이 우리의 삶에 하는 역할과 어떤 특성이 행복에 유리한지, 사회적으로는 어떻게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을 생각해본다. 나는 일요일 오전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9시에서 12시까지 나 혼자만의 시간에 읽었던 책, 한주간의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글로 적으면서 음악을 들을 때 행복하다. 가끔, 창 밖에서 비가 내리면 더욱 행복할 때도 있다. 이 행복의 순간은 이 책에서 얘기하는 "타인과 함께"와도 연결되지 않고, 그렇게 편한 시간이 나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다. 단지, 인생의 목적이 "생존과 번식"만이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자손으로의 유전자 전달이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필요한 것이라면 한국의 출산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지는 것은 감정보다는 이성이 우선하기 때문일까?
읽는 동안에 이 책의 논리 구조와 설득방식은 너무 좋았다. 제시되는 연구사례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통해서 충분히 설득이 되었는데, 나의 행복경험과 이 책의 주장이 상충하고, 나는 내향적이며 혼자 있을 때도 행복하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의 행복을 진화론으로 설명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정말 좋은 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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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빨간색처럼 행복감도 뇌에서 합성된 경험이다. (P17)
왜 우리는 이성의 능력을 이토록 숭배하는 것인가?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은 자신의 경험 중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보이는' 부분이 실제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P21)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예외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생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P35)
세상은 그 누군가의 계획과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인간은 더 똑똑해지기 위해 살아온 것도 아니다. ~~~그 과정에는 어떤 목적도 이유도 없다. (P47)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특히 '모든'이란 단어에 주목하자. (P55)
피카소 효과 : 돈을 통해 동기유발을 시킨 쪽보다 연애 조건에서 나온 생각들이 더 재미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행복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모든 특성은 생존을 위해 최적화된 도구다. (P59)
문화,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의 감정은 쾌 혹은 불쾌의 두 바구니 중 하나에 반드시 담긴다. (P76)
돈은 비타민과 비슷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결핍은 몸에 여러 문제를 만들지만, 적정량 이상의 섭취는 더 이상의 유익이 없다. (P105)
스칸디나비아 행복의 원동력은 넘치는 자유, 타인에 대한 신뢰, 그리고 다양한 재능과 관심에 대한 존중이다. 그들 사회는 돈이나 지위 같은 삶의 외형보다 자신에게 중요한 일상의 즐거움과 의미에 더 관심을 두고 사는 곳이다. (P108)
행복을 따뜻한 샤워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정서 시스템은 찬물과 더운물을 조절하는 꼭지가 따로 달려 있는 샤워기와 같다. 불행의 요인을 줄이는 것은 마치 찬물 꼭지를 잠그는 것과 비슷하다. 이것으로 샤워물이 덜 차가워질 수는 있지만 더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P116)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정작 행복이 담겨 있는 곳은 "being"이다. ~~~인생은 유한하다.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결국 인생사다. (P119)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affect.) (P125)유전과 행복을 각각 하나의 대륙이라고 한다면, 이둘을 연결하는 보스포러스 다리(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강의 다리)가 있다.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P138)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P151)심리적 자유감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이런 삶을 보편적으로 지지해주는 문화가 있고, 이렇게 살기 위해 세상과 문을 닫고 기인이 돼야 하는 문화도 있다. (P162)
좋은 사람과 대화하고 놀고 손잡는 것만큼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것도 없지만, 역으로 사람만큼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주는 자극도 없다. 나를 배척시키고,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 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P164)
가치있는 삶을 살 것이냐, 행복한 삶을 살 것이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둘은 같지 않고, 무엇이 가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잣대가 필요하고, 많은 경우 그 잣대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다. (P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