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책읽고 내 생각 적기)

아침 그리고 저녁(2019.7) -욘 포세-

무우우우니 2024. 5. 31. 11:41

항상 소설은 어렵다. 그 책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이라면 더 힘들다. 소설이나 예술을 보면서 해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경외감을 느낀다. 존경과 두려움이다. 어떻게 똑같은 것을 저렇게 다르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경탄과 내 시각이 객관적이지 않은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책에 대해서 처음 듣고 서문을 읽고 난 이후에 아침은 탄생을 저녁은 죽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단 태어난 그 아기가 죽은 그 사람이 맞는지를 파악하는 데도 한 참이 걸렸다. 이름이 익숙하지 않고 헷갈리는 것이 가장 큰 장애였던 것 같다.

어느 왕국의 왕의 사례에서처럼 세상의 모든 지식을 요약해서 알려달라고 학자들에게 주문했을 때, 학자들이 100권의 책을 가져왔고, 더 축약하라고 요청해서 10권으로 그리고 1권으로 축약한 책도 읽지 않고 죽기 전에 그 내용이 무엇인가를 물었다는 왕에 대한 대답이 이 소설인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다."

인생이라는 것을 요약하면 "태어나서 살다가 죽는다"가 모두인 것 같다. 저 한문장이 어떻게 무수한 수사와 사건과 관계와 경험으로 덧칠해지면서 몇천권으로 만들어도 다 만들기 어려운 삶이 되는 것일까?

인생의 시작과 끝이라는 부분을 현미경을 들이밀어서 쓴 듯한 이 소설책에서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어떤 생각과 사상을 만들어 내는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겪는 가장 힘든 싸움 중 하나일 것이다. 자신의 근원인 어머니의 몸속에서 나와 저 밖의 험한 세상에서 제 삶을 시작해야 한다. (P18)

어째서 마르타의 목소리가 저렇게 깊이 잠겼을까, 그녀는 마치 여기, 그가 있는 이 방이 아닌 전혀 다른 어느 곳, 그녀 혼자만의 거대한 고요 속에 있는 듯 말한다. (P23)

연금을 받으면서부터는, 하지만 어떻게 해도 집은 온전히 따뜻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전등을 아무리 켜도, 더이상 온전히 환해지지 않았다. (P34)

담배연기를 한 모금 빨아들이면 언제나 팔다리가 노곤해지면서 고요함이랄까 그런 것이 찾아오곤 했는데, (P37)

자신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쓰였는지, 모든 것이 그 자신처럼 나이들어, 각자의 무게를 지탱하며 거기 서서, 전에는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고요를 내뿜고 있다. (P43)

다르게 보고 경험하는 것이 있다면 단지 그 자신일 텐데.... (P44)

그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두었다. (P51)

어쩐지 모든 것이 다르면서 여느 때와 같고, 모든 것이 여느 때와 같으면서 동시에 다르다. (P58)

아슬락센 집의 가정부인 그녀는 가장 화창한 여름날처럼 예쁘고 화사하다. (P89)

사람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언젠가는 우리 모두 차례가 오는 걸, (P124)

이제 하늘만 쳐다보고 파도소리에 귀기울여야 해, (P132)

모든 것이 하나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차이가 없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P134)

침묵은 이미 다 말해졌으므로 다시 말할 필요가 없는 언어들을 소환하고, 상상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그의 닫힌 텍스트를 열려있게 한다. (P143)